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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타]

[스페셜] 주제별로 살펴보는 2000년대 이후의 대만 청춘영화들Li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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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화정 | 글 : 윤혜지 | 2016-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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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색대문>

모호해서 더 아름다운 그 시절의 감정



<남색대문> <영원한 여름> <꽃을 걸 수 없는 소년> <먀오 먀오> <점프 아쉰>



<남색대문>(2002)에서 소년 장시호(진백림)가 몽크루(계륜미)에게 한 키스의 의미는 무엇일까. 모든 게 남녀로 확연히 구분되지 않던 시절. 대만 청춘영화의 큰 줄기 중 하나는 바로 이 성정체성의 고민을 섬세한 관찰을 통해 담은 것이다. <영원한 여름>(2006)처럼 성장영화의 기틀 안에서 퀴어물이 싹트기도 한다. 어린 시절부터 함께 자란 절친한 친구 정싱(장예가)과 슈헹(장효전), 그리고 두 남자 사이에 존재하는 여자친구 후이지아(양기). 대학 입시와 함께 일어난 미묘한 삼각관계 안에서 벌어지는 비밀 이야기. 아열대 기후인 대만의 여름처럼, 설명할 수 없는 갑갑한 성장통의 무게가 묵직한 작품이다. 반대로 성정체성을 고민하는 소년의 이야기를 그린 대만 독립영화 <꽃을 걸 수 없는 소년>(2007)처럼 순수하고 풋풋한 느낌이 가득한 퀴어물도 많다. <먀오 먀오>(2008)는 소녀들의 우정과 성정체성을 그린 퀴어물. 무료하게 십대를 보내던 대만 소녀 아이(장용용)가 일본에서 교환학생으로 온 먀오 먀오를 만나 겪는 감정의 풍파를 그린다. 아이는 차츰 먀오 먀오(가가연)에게 눈을 뜨지만, 사랑은 그렇게 주고받는 등가의 가치가 성립하지 않는 것이다. 먀오 먀오는 아이의 마음과 상관없이 레코드점 주인을 사랑하게 된다. 질투와 우정, 사랑 등 규정할 수 없는 감정으로 치달은 아이의 심리를 소녀 감성으로 아름답게 채색한 영화. <점프 아쉰>(2011)은 80년대의 복고적인 문화를 바탕으로, 방황하는 청춘의 자화상을 그리고 있다.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체조 선수 아쉰(펑위옌)이 한쪽 다리가 짧은 신체적 핸디캡을 통해 겪어야 했던 방황의 시간을, 감정적 변화와 함께 따라간다. 단짝 친구였던 피클로 인해 폭력사건에 휘말려 도망자가 되고, 폭력에 가담하며 마음을 잡지 못하던 그는, 결국 피클로 인해 과거의 열정을 되찾아나간다. 우정과 사랑이라는 감정이 혼란스런 사춘기의 통과 과정이자 해결책이기도 하다는 진리를 가르쳐준다. 린유신 감독이 대만 유명 체조선수였던 자신의 친형 이야기를 영화화한 작품으로, 주연배우 펑위옌의 매력이 극을 온전히 압도한다.


<먀오 먀오>


<청설>

사랑은 밀당으로 완성된다



<오월지련> <청설> <타이페이의 1페이지>



<남색대문>으로 데뷔한 진백림은 2000년대 초 제작된 대만 청춘영화의 간판이나 다름없었다. 진백림과 중국 본토 출신 배우 유역비의 풋풋한 시절이 담긴 작품 <오월지련>은 날씨 좋은 5월에 만난 대만 남자와 중국 여자가 서로의 사랑을 확인해가는 과정을 느린 속도로 보여준다. (대만의 인기 밴드이자 <오월지련>의 영화음악을 맡았던) 오월천의 홈페이지를 관리하는 아레이(진백림)는 채팅을 하던 중 셴셴(유역비)에게 자신이 보컬 아신이라고 거짓말을 한다. 복잡한 역사적 배경 때문에 대개 중국인과 대만인의 사이는 좋지 않은데 그런 면에서 <오월지련>은 재미있는 관계도를 그리고 있다. 선남선녀의 밀고 당기기로 보자면 <청설>(2009)과 <타이페이의 1페이지>(2010)도 지지 않는다. 식당에서 일하는 티엔커(펑위옌)는 청각장애인 수영 경기장으로 배달을 갔다가 양양(진의함)에게 첫눈에 반한다. 양양은 티엔커의 끈기 있는 구애에 조금씩 마음을 연다. 진의함과 대만의 국민 첫사랑이 되기 전인 진연희가 자매로 나오는데 티엔커와 양양의 연애 못지않게 두 사람 각각의 가족 이야기도 흥미롭다. 특히 샤오펑과 양양 자매가 서로 쌓였던 속내를 풀며 수화로 길게 대화하는 장면은 몹시 눈물겹다. <타이페이의 1페이지>는 에드워드양의 조감독이었던 진준림의 연출 데뷔작이다. 서점에서 일하는 수지(곽채결)는 유학 간 여자친구를 그리워하는 카이(요순요)를 짝사랑하고 있다. 마음이 각각 다른 곳을 향한 탓에 고백 신도 애정 신도 제대로 된 게 하나 없지만 둘의 미묘한 ‘밀당’은 퍽 흥미진진하게 전개된다. 선량하고 엉뚱한 캐릭터들과 어디로 튈지 모르는 플롯은 일본 코미디영화들을 닮아 있다. 영화의 배경인 청핀서점과 활력 넘치는 야시장 풍경도 매력적이다.



<말할 수 없는 비밀>

알싸한 첫사랑의 순간



<말할 수 없는 비밀> <총총나년>



상륜(주걸륜)은 피아노 소리를 따라가다 만난 소녀 샤오위(계륜미)와 친구가 된다. 샤오위는 어딘지 좀 이상하지만 궁금해하는 것들을 물어봐도 “말할 수 없는 비밀”이라며 쉽게 말해주지 않는다. 주걸륜의 감독 데뷔작인 <말할 수 없는 비밀>(2007)은 운명적인 첫사랑을 피아노와 타임리프 설정을 활용해 더욱 로맨틱하고 신비롭게 피워낸 영화다. 로맨스만큼이나 상륜의 피아노 배틀 장면도 인상적인 흔적을 남겼다. 동명의 드라마를 영화화한 <총총나년>(2014)도 고교 시절 첫사랑의 순간들을 아쉽고, 아프게 담은 영화다. 속을 알 수 없는 전학생 팡회이(니니)에게 한눈에 반한 천쉰(펑위옌)은 지고지순하게 팡회이를 사랑한다. 하지만 정녕 첫사랑은 이뤄지지 않는 것일까. 팡회이가 다른 남자의 아이를 갖게 되면서 천쉰과 팡회이는 어려운 길을 선택하게 된다. 제목인 ‘총총나년’ (匆匆那年)은 ‘초조했던 그때’를 뜻한다. 남학생이 여학생에게 한결같이 구애한다는 점,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며 이야기가 나아간다는 점은 <나의 소녀시대>와도 연결된다.



<그 놈, 그녀를 만나다>

직진하는 남자 가진동의 영화



<그 놈, 그녀를 만나다> <아적정적시초인>



첫사랑, 멜로, 대만 청춘물의 교집합을 논할 때 배우 가진동을 빼놓을 수 없다. 대만 멜로의 대표작인 <말할 수 없는 비밀> 이후 가장 크게 각광받은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2011)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배우. 훤칠한 키와 깨끗한 마스크를 필두로 장난기 가득한 영화 속 미소로 여성 관객을 사로잡았다. <그 놈, 그녀를 만나다>(2012)는 전작의 성공을 등에 업은 가진동의 매력을 한껏 활용해 만든 영화. 자신을 버리고 떠난 여자친구를 찾아, 타이난의 학원가로 온 텅(가진동)의 새로운 사랑 찾기다. 복사가게에 취직한 그는 복사지마다 그려진 양 그림을 보게 되고, 삽화가이자 학원 보조로 일하는 양(간만서)의 존재를 차츰 깨닫게 된다. 아기자기한 대만 멜로의 전형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전작으로 구축한 팬덤에도 불구하고 가진동의 마약 사건 때문에 국내에서는 극장 개봉 없이 IPTV로 직행해 아쉬움을 남겼다. 가진동의 마약사건 직격탄을 받은 작품은 따로 있다. <아적정적시초인>(2014)은 가진동의 중국 내 활동 금지 처분으로 개봉이 아예 불투명해졌다.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를 연출한 구파도 감독이 쓴 소설 <재채기>를 영화화한 작품이다. 가진동과 임의신이 출연하는 작품으로, 떠난 여자친구를 찾으러 와 복사가게에 취직까지 한 <그 놈, 그녀를 만나다>의 텅처럼 <아적정적시초인>의 남자도 무모하고 순정적이긴 매한가지다. 이번엔 ‘강한 남자를 좋아하는’ 첫사랑(임의신)의 마음을 얻기 위해 강한 면모의 복싱선수로 거듭난다. 가진동과 초등학생 때부터 친구인 왕대륙의 출연작이기도 하다.



<여친남친>

시대에 흔들리는 청춘들



<여친남친>



고교생 메이바오(계륜미), 리암(장효전), 아론(봉소악)은 사랑과 우정 사이 그 어디쯤을 맴돌며 그냥 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세 사람의 모호한 관계는 대만과 대만을 둘러싼 나라들의 관계를 은유한다. 대만 민주화운동이 활발히 전개되었던 1980년대를 배경으로 한 <여친남친>(2012)은 청춘영화의 미덕을 곧게 지키며 지나치게 심각한 방향으로 빠지지 않으면서도 시대의 억압과 금기에 저항하는 젊은 얼굴을 근사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들 청춘의 달뜬 무드는 대만 남부 가오슝 지역의 여름을 닮은 듯도 하다. 당시만 해도 금방이라도 무너져버릴 듯한 캐릭터를 주로 연기했던 계륜미의, 뜻밖의 강인한 얼굴을 볼 수 있는 영화로 감독 양야체는 계륜미의 영화 데뷔작인 <남색대문>의 원작 소설을 쓰기도 했다.



<5월 1일>

대만판 응답하라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5월 1일> <등일개인가배>



대만 청춘 멜로의 핵심인 복고 정서를 고스란히 담은 작품으로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를 빼놓을 수 없다. 장학우의 <키스 앤드 세이 굿바이>가 100만장 판매고를 올리던 때. 왕조현과 어울리는 남자가 되고 싶다는 꿈을 공공연하게 공표하던 소년들의 첫사랑.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는 한 소녀를 향한 대책 없는 사랑의 연대기이자, 결국 훗날 ‘나도 너를 좋아했던 그 시절의 내가 좋아’라고 말할 수 있는, 가장 빛났던 어린 시절의 성장기이기도 하다. 가진동과 진연희라는 청춘스타의 탄생을 알린 작품. 빠른 시간 안에 대만 청춘물의 엑기스를 경험하고 싶다면 뮤직비디오를 연출해온 주격태 감독이 연출한 <5월 1일>을 권해주고 싶다. 엄마의 첫사랑을 이어주려는 노력(<클래식>), 과거에 대한 향수와 레코드판이라는 매개체(<건축학개론>), 학창 시절의 풋풋한 공기(<하나와 앨리스>) 등 다른 아시아 국가에서 반향을 일으킨 멜로영화를 모두 분해해 합체시켜 만든 일종의 괴작. 이런 ‘편법’이 뻔히 들여다보이는데도 주연배우 정여희와 석지전의 아름다움과 대만의 풍경이 선사하는 압도적인 감흥에서 헤어나올 수 없는 작품이다(IPTV로 직행). 순정만화 같은 설정에 또 한번 뻔하다고 생각하면서도 빠져드는 또 한편의 영화는 <나의 소녀시대>의 공신인 송운화의 스크린 데뷔작 <등일개인가배>(2014)다.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의 구파도 감독의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만든 작품. 청순함과 코믹함을 떼어놓을 수 없을 정도로 변화무쌍한 송운화의 매력이 한껏 발산된 작품.


글 : 이화정 | 글 : 윤혜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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